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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신문-원로의원 혜승스님

글쓴이 : 침향 등록일 16-10-22 21:11     조회 1,262
    “삶의 주인공은 자기 자신…객이 아닌 주인으로 살아라”[염화실에서 법을 청하다] 원로의원 혜승스님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모든 것은 스스로 결정하는 일

    언제 어디서나 주인으로 살면

    즐겁고 행복한 일만 있을 뿐

    부처님 말씀이 법이고 진리

    가르침에 맞게 여법할 때

    불자들과 국민들로부터

    불교가 신뢰받을 수 있어”

    조계종 원로의원 혜승스님은 “주인된 삶을 살면 언제 어디서나 즐겁고 행복한 일만 있다”고 역설했다. 또 스님은 철저한 계행을 강조하며 불교가 신뢰를 얻고 발전하기 위해 “모든 일이 부처님 가르침에 맞게 여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신재호 기자

    “기다리게 해서 미안합니다. 절에서 키우던 강아지가 다쳐 병원에 다녀오느라 조금 늦었네요. 많이 기다렸지요? 더운데 시원한 음료수 한 잔하고 시작하지요.” 지난 6일 조계종 원로의원 혜승스님을 양주 연화사에서 만났다. 종단 원로이자 최고 법계인 대종사 지위에 오른 혜승스님이지만 근엄함과 엄숙함이 아닌 소탈함과 친근함이 먼저 느껴졌다. 평생을 포교에 매진해 온 스님이기에 누구보다 대중을 편안하게 해주는 모습이었다.

    혜승스님은 연화사 도량 곳곳을 정비하며 하루를 보내는 일이 많다. 약속된 법문 일정이나 회의, 사찰 행사가 있는 날이 아니면 주로 연화사에 머문다. 꽃과 나무를 심고, 텃밭을 가꾸는 일이 혜승스님의 일과다. 때문에 연화사에는 스님의 손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 단순히 소일거리로 생각했던 일이지만 스님에게는 도량을 가꾸는 일이 곧 수행이자 포교다. 

    “처음 이곳에 사찰을 세우고 직접 꽃과 나무를 심었습니다. 노인요양원에 계시는 할머니들을 위해서이지요. 할머니들이 꽃을 보고 즐거워하니 더 이상 바랄 것도 없이 그것으로 보람입니다. 요즘에는 지역 주민들도 이곳으로 많이들 나들이 하러 옵니다. 사진촬영 명소로도 각광을 받고 있어요. 많은 사람이 행복해야 하니 저도 즐겁습니다. 중생이 행복한 것이 곧 나의 행복이지요. 앞으로 2~3년 정도 더 가꿔 도량을 꽃으로 장엄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가르침을 쉽게 들을 수 없는 원로 스님이기에 단도직입적으로 불교 발전과 불교가 신뢰받고 존경받을 수 있는 종교가 될 수 있는 방도를 청했다. “무슨 할 말이 있겠느냐”며 겸손한 모습을 보이던 스님도 불교 발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목소리에 힘이 들어갔다. 종단 현안에서 한 걸음 떨어져 있는 스님이지만 종단과 불교 발전을 위한 애정은 남달랐다. 

    거창한 대답을 기대했지만 스님은 답은 단순했다. 바로 ‘철저한 계행(戒行)’. 단순한 원칙이지만 실천하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출가 수행자에게 계를 지키는 일은 목숨을 지키는 일만큼 중요하다는 것이 혜승스님의 생각이다. 재가자들도 마찬가지. 스님은 “많은 불자들이 스님들의 법문을 듣고 교리를 공부하고 있지만 철저한 계행을 행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며  “부처님 가르침을 제대로 실천하는 일 역시 많이 부족한 것 같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모든 일이 부처님 가르침에 맞게 여법할 때 불교가 불자들은 물론이고 국민들로부터 신뢰받을 수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설하신 말씀은 그 자체로 진리이며 법이지요. 진리와 법은 변함이 없는 것입니다. 부처님 법대로 살면 불교가 발전될 수 있고 저절로 신뢰받고 존경받게 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계를 잘 지키는 일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어 스님은 행복한 삶을 위해 ‘주인된 삶’을 강조했다. 사회 양극화와 청년실업, 정리해고, 고령화 등으로 현대사회에 많은 이들이 고통 받고 있지만 삶의 주인이 되면 모든 것이 행복하게 된다는 것이 스님의 가르침이다. 

    혜승스님은 “삶의 주인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모든 것들은 바로 자신이 결정하는 일이다.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다. 객으로 살지 말고 주인으로 살아야 한다”며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이라는 말처럼 언제 어디서나 주인으로 살면 즐겁고 행복한 일만 있을 뿐이다. 삶의 주인으로 산다면 원망할 것도 없고, 불평과 불만도 사라지게 된다” 밝혔다. 

    지역불교 활성화와 포교에 앞장서 온 스님이기에 포교와 복지사업 등 불교계의 사회적 역할 확대에 대한 말도 빼놓지 않았다. 혜승스님은 “복지와 사회사업에 불교계가 힘을 쏟아야 한다. 중생을 위한 사업을 하다보면 자연스레 포교도 이뤄진다”며 “불교계가 사회적으로 활발히 활동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이웃종교에 비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앞으로도 불교가 발전하기 위해 포교와 복지 사업에 힘을 쏟아야 한다.

    종단 발전을 위해 화합을 위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통합종단 출범 이후 조계종은 큰 발전을 이뤘습니다. 사회적으로도 많은 사업과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종단이 발전해 오는 과정에서 내부 갈등으로 많은 이들이 상처를 입었고 상처를 입은 이들도 생겨났습니다. 한 때는 종단이 양분되기도 했고 오늘날까지 그 여파가 남아있습니다. 이는 불교계 전체로 봤을 때 너무나 큰 손실입니다. 잘못한 일이 있다면 참회시키고 가능하다면 다시 수행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해요.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종단 화합을 위한 계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는 모두 부처님 법을 따르는 일불제자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1시간이 넘도록 진행된 인터뷰를 마치고 스님과 함께 경내를 걸었다. 잠시 경내를 돌아보는 동안에도 스님은 손수 잡초를 뽑고 꽃과 나무를 돌보며 도량을 가꾸는 일에 정성을 쏟았다. “중생의 행복이 나의 행복”이라는 혜승스님의 가르침이 다시금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 경기북부 지역 포교 활성화에 앞장

    유치원, 요양원 운영…새싹포교·노인복지 심혈

    불교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중생들과 함께 해야 하는 것이 평소 혜승스님의 지론이다. 스님은 항상 대중들과 함께 하며 지역 불교 발전에 앞장섰다. 사회적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불교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포교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스님은 원각사 주지 소임을 맡을 당시부터 포교에 심혈을 기울였다. 작은 법당 몇 채가 전부였던 사찰의 사격을 일신하고 이후 도심 한 가운데로 들어가 의정부포교원 건립의 원을 세웠다. 당시만 해도 의정부 지역 내 불교의 위상은 사실상 전무한 수준이었다. 부처님 가르침을 올바로 전하기 위한 취지에서다. 당시 지역 신도들이 앞장서 스님에게 도움을 청했고, 신도들의 요청에 혜승스님도 마음을 냈다. 

    원각사와 회암사 신도들도 마음을 보태 불사 기금을 마련했고 마침내 의정부포교원 건립의 첫 삽을 뜰 수 있었다. 그리고 1991년 포교원 완공의 꿈을 이뤘다. 지하 1층, 지상 4층의 최신식 포교원이 건립되자 불자들의 자긍심도 높아졌다. 본격적으로 지역불교 활성화와 포교를 위한 토대가 마련된 것이다.

    하지만 스님의 행보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포교원 내 유치원 운영을 통해 새싹포교에도 힘을 쏟았다. 군부대가 많은 지역적 특색을 적극 활용해 군포교 활성화에도 앞장섰다. 지역 소외계층을 위해 푸드뱅크도 창설했으며, 푸드뱅크가 성공을 이루고 안정화되자 의정부사암연합회로 운영을 넘겨줬다. 의정부포교원이 자리를 잡자 스님은 노인복지로 눈을 돌렸다. 

    임종을 앞둔 불자의 개종이 스님에게는 충격이었다. 평생을 절에 다니던 한 불자가 임종을 앞두고 타종교로 개종하는 모습을 지켜본 뒤, 스님은 불자들이 마지막을 부처님 품속에서 보낼 수 있도록 보금자리를 마련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스님은 양주에 부지를 마련해 2001년 연화사를 건립했고, 경내에 지역 저소득 노인들을 위한 노인요양시설을 마련했다. 그리고 노인을 부모처럼 봉양했다. 경내 곳곳에 꽃과 나무를 심었고 꽃 한 송이, 나무 한 그루 정성으로 가꿨다. 스님의 정성으로 해마다 봄에 꽃이 필 때면 연화사 곳곳이 장관을 이룬다.

    혜승스님이 평생을 지역불교 발전과 포교 활성화에 매진해 온 이유는 단 하나. 중생의 행복이 곧 스님의 행복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스님은 “자신을 생각하는 만큼 다른 사람들을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중생의 행복을 위해 불교계가 지역 주민들을 위한 사업에 관심을 갖고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 혜승스님은…

    1936년 충남 대덕에서 태어나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16세에 논산 개태사로 출가했다. 개태사에서 당대의 선객이었던 윤포산스님을 만나 입적 때까지 9년 동안 곁에서 스님을 시봉했다. 오랜 행자 생활 끝에 1956년 해인총림 해인사에서 정영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1970년 남양주 봉선사에서 석암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수지했다. 국립공원 내 시유지여서 털끝 하나 건드릴 수 없는 원각사를 불하받아 사격을 일신했다. 의정부 원각사, 양주 회암사, 의정부 사암연합회장, 제16교구본사 고운사 주지 등을 역임했다. 지난 2007년 4월 조계종 원로의원에 추대됐으며, 2008년 10월 종단 최고의 지위인 대종사 법계를 품수받았다. 현재 고운사 회주로서 후학들을 제접하고 있으며, 의정부포교원과 양주 연화사를 오가며 지역 불교 활성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불교신문3239호/2016년10월12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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