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무원장 자승스님, 용산참사현장 방문 유족 위로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이 지난 4일 용산참사 현장을 방문하고 고인들의 명복을 기원했다.신재호 기자 air501@ibulgyo.com

 

 

취임 후 첫 대외활동…유족들 취임법회 참석

가톨릭 의료시설 등도 방문 … 관계자 격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이 취임 후 첫 번째 대외활동으로 용산참사 현장을 방문했다. 지난 4일 참사현장인 서울 용산구 한강로 2가 남일당 건물을 찾은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20여 분간 머물며 고인을 위해 분향하고 유족들을 위로했다.

총무원장 스님은 먼저 분향소에 들러 고인들의 영정에 분향하고 발원문을 봉독하며 극락왕생을 빌었다. 총무원장 스님은 발원문에서 “용산은 이 시대에 우리가 안고 있는 대립과 갈등의 상징”이라며 “하루 속히 이 대립과 갈등이 원만히 해결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기원했다. 더불어 “우리의 이러한 노력이 용산과 서울을 넘어 이 삼라만상에 존재하는 모든 만물이 감동할 때까지 정진하겠다”며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의지도 천명했다.

이후 분향소 바로 옆 농성장으로 자리를 옮긴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유족들과 면담하고 사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총무원장 스님은 “발원문에서도 밝혔듯이 하루빨리 문제가 해결되길 기원한다”며 “정부와 유족이 한 발씩 양보해 서로 이해할 수 있는 합의점을 도출해 겨울이 오기 전에 마무리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특히 “여러분들의 노력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불교계에서도 도움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1월 사고 당일 경찰과의 충돌로 숨진 고 양회성 씨의 부인 김영덕 씨는 “11월20일이면 사건이 발생한 지 10개월이 된다”며 “우리는 무엇보다 진상규명을 바라고 있는데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아울러 “우리라고 장례도 못 치른 채 고인들을 냉동고에 넣어두고 싸우고 싶겠느냐”며 “종교계에서 힘이 되어 주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호소했다. 고 이성수 씨의 부인 권명숙 씨는 “국무총리도 찾아와 추석 전에 해결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전혀 진전이 없다”며 비통해했다. 이어 “총무원장 스님의 방문이 진심에서 우러난 것이라 믿는다”며 “문제가 원만히 해결돼 장례도 치르고 어서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간곡히 말했다.

조희주 용산참사 범대위 공동대표는 “한국불교의 큰스님이 관심을 갖고 몸소 찾아와주셔서 감사드린다”며 “불교계가 유가족의 고통을 헤아려주고 문제가 빨리 해결되도록 힘써 달라”고 부탁했다. 자리에 배석한 총무원 기획실장 장적스님은 “총무원장 스님이 5일 취임법회를 마치고 나면 우리 사회의 여러 현안들을 보다 구체적으로 살피게 될 것”이라며 “조계종은 여러분들이 편히 쉴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힘쓸 것”이라고 위로했다.

유족들의 호소를 주의 깊게 들어준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오히려 번거롭게 해드린 것 같아 죄송하다”며 “몸조리 잘 하고 희망을 잃지 말라”고 격려했다. 이날 방문에는 총무원 사회부장 세영스님, 사서실장 경우스님, 사회복지재단 상임이사 대오스님도 동참했다. 이에 앞서 총무원장 스님은 가톨릭 의료시설인 ‘요셉의원’과 불교계 노숙자 재활시설인 ‘보현의집’도 방문해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한편 용산참사 유족들은 지난 5일 총무원장 스님의 취임법회에 참석해 함께 축하했다.

장영섭 기자

[불교신문 2573호/ 11월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