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학스님 지음 / 뜰
불교는 어려운 공부인가. “어렵기로 말하면 바다에 바늘 하나 떨어뜨려 놓고 그 바늘 찾기보다 어려운 게 불교지만, 세면하다가 코 만지기보다 더 쉬운 게 불교일 수도 있다.” 대구 한국불교대학 대관음사 회주 우학스님의 말이다. 스님의 신행상담서 <부처 되는 공부>에는 불교를 처음 접하는 사람에서 수십년간 공부해온 사람까지, 어린 학생에서 나이든 ‘보살’에 이르기까지, 숱한 사람들의 질문에 대한 명쾌한 대답이 있다. 스님의 공부와 수행경험을 기반으로 한 친절하고 거침없는 주옥같은 법문이다.
우학스님의 친절하고 거침없는 주옥같은 법문
예절 경전구절 선문답까지 속 시원한 답 제시
스스로 불교신자라고 얘기하는 사람도 불교예절이나 경전의 어느 구절, 선문답은 넘기 힘든 산처럼 존재한다. 섣불리 질문하면 자신의 무지가 드러날까 두려운 마음에서 쉽게 질문하지 못한 경험들도 불자라면 누구나 가졌을 것이다. 이런 불자들에게 속시원한 해답을 제시하는 책은 절 다닐 때 입는 옷차림에서부터 고도의 마음 닦는 수행에 이르기까지 200여가지 천차만별의 질문이 빼곡하다. 눈을 뜨고 기도를 해야 하는지, 감고 해야 하는지, 집에다 불상을 모시면 팔자가 세지냐는 질문 등 소소한 질문들도 빠짐없이 수록돼 있다.
‘사람마다 다르다고 얘기하는 근기(根機)라는 것은 무엇인가.’ 이 질문에 스님은 “본인의 근기는 본인이 가장 잘 안다”면서 다음과 같은 설명이 붙는다. “불교에서 근기란 지혜와 자비심이다. 어린아이 중에도 마음 씀씀이가 착하고 고운 이가 있는 반면 어른이 되어서도 성격이 까탈스럽고 다른 사람을 이해할 줄 모르는 사람이 있다. 지혜와 자비심이 높으면 상근기라 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하근기라고 한다.” 그렇다면 근기가 낮은 사람은 주력(呪力)수행이 맞느냐는 물음에 스님의 대답은? “만공스님의 제자 수월스님은 글 한자도 알지 못했으나 경을 외움으로써 절대 잊어버리지 않는 총명한 수행자였다. 어떤 수행을 하는가 하는 것은 자기 근기의 빛깔과 관계되는 것이지 근기의 높고 낮음과 관계되는 것은 아니다.”
<사진>대구 한국불교대학 대관음사 회주 우학스님이 최근 펴낸 <부처 되는 공부>는 불자들이 직접 밝힌 200여가지 궁금증을 단박에 해소할 수 있는 신행법문집이다. 난해하게 느껴지는 불교가 한층 더 가깝고 새롭게 다가오는 계기가 되는 책이다. ‘부처님 되는 공부’에 빠져보자. 불교신문 자료사진
‘참선과 기도 중에 어느 것이 더 우월한가.’ 참선의 우월성을 확인하기 위한 위와 같은 질문에도 스님은 “참선이 나를 찾아가는 수행인 것만은 틀림없지만 그렇다 해서 기도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참선인의 자세가 아닐 뿐 아니라 참선의 본질과도 거리가 멀다”고 말한다. 스님은 또 화두를 타는 면에서도 구체성도 현실성도 없는 남의 얘기를 가지고 화두를 삼는 것은 화두의 본질을 벗어나는 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한다. “자기 문제를 해결하려고 화두를 잡는 것인데, 왜 남의 문제를 가지고 화두를 잡으려고 하는가. 화두를 제대로 받으려면 지금 즉석에서 화두를 내줄 수 있는 스승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그렇지 않으면 책을 잘 살펴보고 화두를 찾는 것이 좋다.”
책은 이처럼 불교교리에 정통하고 인생을 관통하는 진리를 깊이 성찰한 우학스님이 상담가이자 설법가로서 불자들의 궁금증을 개운하게 풀어준다. 스님의 법문은 어렵게만 느껴지는 불교가 한층 더 가까워지고, 가슴을 짓누르는 인생 고민도 단박에 내려놓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동자승 그림과 출가이야기를 담은 <풍경>으로 폭넓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원성스님이 그린 일러스트도 볼거리다.
[불교신문 2570호/ 10월31일자]
